아침즈음 팔랑거리며 내리던 눈은, 사박사박 씻고나오니 비가 되어버렸다.
우리동네도아닌, 남의 동네 아파트 장 서는날, 쌀을 한짐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다.
티밥을 만들어 놓아야지. 집에 있으면 너무 심심해 -ㅅ-;
풀썩.
뻥.튀.기.할.아.버.지.가.없.다.
비가 와버려선가. 아침에 눈이 와선가.
우리 엄마처럼, 눈오면 운전은 무리다! 라고 생각하신겐가,
비오는날은 뻥튀기 튀겨봐야 눅눅하다고 생각하신겐가.
혹시나 해서, 끙끙거리며 이고 간 쌀은 도무지 쓸모가 없게 되어버렸다.
장에는 마땅히 살만한 것들도 없고. 귀찮다. 보람도 없고.
으례 장이 서면 들어서는 떡볶이 포장마차에 가서,
눈물나는 순대 냄새를 맡으며 떡볶이를 먹었다.
떡볶이냐 순대냐, 하는 갈등은, 언제나 그렇듯 마음을 찢는다.
췌에, 위가 조금이라도 더 컸거나, 집에 누군가가있었으면 순대까지 같이 먹는건데.
그나마 먹던 떡볶이도 남긴 판국에 순대라니, 어불성설.
두부 한모 달랑 사서 후둑후둑 우산에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집까지 와버렸다.
아, 허무해라.
그래! 난 밖에 나가지 않을 자유가 있어!
다음부턴 비오는 겨울날엔 나가지 않을테야. 불끈.
비오는 겨울날엔 밖에 나가봤자 눈만 시려울뿐이다.
우산든 손보다, 목도리 사이로 드러난 목보다, 더 시려운건 눈이다.
췌엣, 찜질방이나 갈껄.
고구마나 있나 찾아봐야겠다. 오븐에 구운 군고구마~ 맛있을까.
펜팔이나 할까 여기저기 둘러봐도, 마땅치가 않다.
국제 교류 사이트인지, 국제 결혼 사이트인지.
적당히들 좀 하라고 적당히.
이제 어디로 갈까..
겨울이 시작되어서인지, 우울해진다 우울해.
올 겨울은 우울을 안고 살 것 같다.
우울, 지져먹을까.? 쪄먹을까.